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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일본, 아이덴티티 상품으로 도전하라!”

2020.11.20조회수 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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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샤오미, 오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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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덴티티 상품으로 도전하라!”
오펠·샤오미 일본 진출…제품에 소비자 가치 투영해야

일본 시장의 폐쇄성은 유명해서 시장 크기만 보고 진출했다가 짐을 싼 글로벌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독일의 자동차 업체 오펠이 재진출을 선언하고 중국 샤오미가 뒤늦게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두 거대 기업의 행보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의 힌트를 얻어보자.

◆ 15년 만에 재도전!=2월 중순 일본 언론의 ‘독일 오펠, 2021년부터 일본 시장에 재진입’ 뉴스는 현지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오펠은 이미 지난 2006년 일본 시장을 포기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오펠은 1862년에 설립된 자동차 회사로 독일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다음으로 역사가 길다. 오랫동안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산하에 있다가 2017년 프랑스 PSA그룹에 인수됐다.

“유럽에서 오펠은 포드, 폴크스바겐 사이를 오가고 있다”는 오펠 최고경영자(CEO)의 말처럼 유럽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갖고 있다. 이런 오펠의 경영과제는 유럽 이외 지역 개척인데 오는 2022년까지 20개국에 진출하기로 하고 여기에 일본도 포함됐다. 오펠은 내년 하반기 중 소형차인 ‘코르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랜드랜드X’, 스테이션왜건 ‘콤보라이프’ 등 3개 차종을 일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시장 재진출과 관련해 오펠 CEO는 “더 이상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PSA재팬의 안젤로 시모네 사장도 오펠의 장점인 ‘전형적인 독일 브랜드’를 꼽으면서 “일본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자동차가 인기를 끄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성공 가능성을 말했다.

하지만 독일 브랜드들은 현재 일본 시장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의 브랜드별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조사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모두 2년 연속 감소했고 오펠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은 폴크스바겐도 2019년에는 전년보다 9.9%가 줄었다. 반면 볼보, 지프 같은 독특한 브랜드는 호조를 보였고 PSA그룹의 푸조도 5년 연속 매출이 늘었다.

◆ 일본에 샤오미가?=샤오미는 2010년 설립 이후 불과 9년 만에 세계 4위의 스마트폰 메이커로 성장했는데 샤오미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한 마케팅 키워드는 ‘참여감(感)’이다. 이는 2014년 마케팅 담당 임원들이 출판한 책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는 감각’을 의미한다.

당시 샤오미는 사회공유망서비스(SNS)를 활용해 프레젠테이션을 실황 중계하고 팬클럽을 조직하는 등 주 사용자인 젊은 유저들이 샤오미의 성장에 관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단기간에 브랜드 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

샤오미의 레이 준 CEO는 “태풍을 타면 돼지도 날 수 있다”면서 자사의 마케팅 방식을 호평했다. 돼지는 샤오미를 의미하며 돼지 스스로는 날 수 있는 힘이 없지만 인터넷 붐, 즉 태풍을 타면 예기치 않은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샤오미가 일본 진출 프레젠테이션을 트위터로 생중계한 것도 샤오미식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며 향후 계획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샤오미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화웨이, 오포 등 앞서 진출한 중국 업체들 역시 점유율이 5위권 밖이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일본 업체가 지배하고 있을 만큼 세계에서도 독특한 곳이다.

◆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공통점은?=일본 시장과 관련해 자동차와 스마트폰에는 공통점이 있다. 외국 제조업체들이 일본 시장에서 진출과 철수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오펠, 포드 등을 들 수 있고 핸드폰에서는 노키아, 블랙베리 등이 있다.

일본에 진출했던 다국적기업들은 일본 시장의 매력 저하 등 시장과 경영환경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수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러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배경에는 아이덴티티 상품 공략 실패라는 공통점이 자리하고 있다. 아이덴티티 상품이란 해당 제품에 소유자의 정체성과 개성을 투영한 제품으로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데 일본에서 철수한 기업들은 이런 점에서 미흡했다.

아이덴티티 상품은 멋진 디자인, 브랜드 히스토리 등 수치화할 수 없는 다양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히스토리나 창업 철학, 일화 등을 전부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셀럽 등 다수의 유명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갖는다고 생각해 구입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아이덴티티를 투영한다는 개념이 과장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카리스마 있는 창업자가 만든 제품을 가진 자신이 멋있다’거나 ‘발상이 뛰어나다는 인상을 주고 싶다’, ‘동경하는 아이돌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다’처럼 타인에게 보이는 대외적 이미지를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에 가깝게 보이고 싶은 욕구는 누구든 갖고 있다. 아이덴티티 제품은 이런 생각을 이뤄주는 도구다. 이들 제품은 한 번만 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아이콘으로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상시 휴대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아이덴티티 상품의 특징이다. 평소 옷장 깊숙이 보관하면서 수년에 한 번 사용하는 제품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매일 몸에 지니고 항상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제품이 사람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덴티티 상품은 충분한 국내 제조업체, 다양한 상품 라인업, 가격 고정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굳이 해외에서 만든 제품을 사겠다는 의욕도 강하다. 국내 제품이 기능과 가격이 다양한 데도 수입품을 구입하는 데는 그럴 만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제품을 보고 자기표현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면 그 제품은 아이덴티티를 가진 상품이라고 할 만하다.

◆ 우리 기업 시사점=오펠과 샤오미가 진출한 일본은 동종의 외국 업체가 진출과 철수를 반복하는 난공불락의 시장이다. 닛케이신문의 야마다 슈헤이 아시아 테크 담당 부장이 “2014년 중국에서 효과를 본 사회공유망서비스(SNS) 마케팅이 오늘날 일본에서도 통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말에도 샤오미의 성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배어 있다.

아이덴티티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기업들이 일본 업체에 밀리지 않고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아이덴티티 상품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브랜드 히스토리가 없고 디자인이 별로인 자동차나 스마트폰 제품이 일본에서 잘 팔릴 수도 있지만 일본 제품에 손색없을 만큼 현지 시장에 깊이 뿌리내리려면 아이덴티티 상품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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